25년전 수줍은 마음으로 한의원을 오픈했을때...
마음은 6년동안 배웠던 지식을 이제사 펴보는 구나라는 즐거운 마음과
이론과 실제가 같을까 라는 의구심과
대출한 돈을 갚아나갈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버무려져서
조금은 막막한 마음속에...한약을 첩으로 싸는 법은 배웠으나
(그때만 해도 첩으로 싸가서 집에서 달여 먹는 경우가 많았으니)
간호조무사나 탕전 아주머니가 따로 계시다 보니
약을 달이는 일은 배우지 못하여
임상 25년 차가 되는 동안 탕전일은 항상 직원손에 그것도
손이 매운, 고참 직원에게 탕전일을 맡겨 왔는데...
이번에 그 고참 직원이 갑작스런 유산 기운으로 일을 그만두게 될수 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하여
드디어 내가 탕전일을 배워야 하는 경우의 수가 발생하였다
물론 탕전 파트 직원이 따로 있겠지만, 내가 가장 정확하게 알고 관리할수 있는
경지에 올라야 겠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에 불타 오르면서
올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탕전기와 포장기 두 용맹스런 기계와
사투를 벌인...ㅋㅋㅋ
(우리의 고급진 한약재야 내가 항상 익히 봐오던 거라... 탕전일은 약재와의 투쟁이
아닌, 비싼 몸값에 버금가는 예민함과 까탈스러움을 뽐내는 두 기계를
정확히 파악함이 좋은 약재를 잘 우려내는 방법을 익히는 왕도임을...
땀 뻘뻘 흘려가며 깨달음을 얻었으니,
여름 휴가 반납이 전혀 아깝지 않은...ㅋㅋㅋ)
우리 한의원의 탕전기는 탕전기중에서 가격면에서 초특급 위용을 자랑하는 초고속 탕전기인데 달여보니 초고속도 아닌...ㅠㅠ
새로 구입한 포장기는 정확한 량이 잘 담기는, 세척도 잘 되고,
혹여 약간의 착오가 발생할수 있는 약량이 조절도 되고, 포장기에서 다시 끓일수도 있는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역시 새로운 기계는
인간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행복한 기능이 있는것 같으다 ^^
요즈음의 식약청 허가아래 잘 관리된 고급 한약재이지만
다시 정수된 물로 세척, 또 탕전기 포장기 세척, 거름망 세척
탕전 과정에서 내가 해야할 일은 세척이 거의 50%를 차지하는 듯 (
탕전과 포장은 요즈음 거의 전자동이니...ㅋㅋ)
탕전을 몸소 해보고, 실수도 해보고, 잘 달여도 보고, 내가 내린 결론은 !!!
한약재를 잘 처방하는 것이 물론 아주 중요하고,
좋은 한약재를 잘 선별해서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효가 잘 우러날수 있도록 잘 달이는 것도 참으로 중요할진대...
잘 달이는 방법 중 제일 우선은
가정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설거지를 하고 밥을 하고 국을 끓이는 것처럼
똑 같은 마음으로
탕전기와 포장기를 세척하고, 약재를 넣고, 달여지는 모습을 보면서
정성을 쏟는 엄마의 마음이랄까...!!!
세상사 모든것...결론은 사랑이라더니
탕전 또한 환자에 대한 사랑으로 정성껏 약재를 씻고 달이고 포장하는 것이
진정 제대로된 약효를 보는 한 방법이 되는 것 같으다
조만간 탕전에도 고수가 되어서
진정한 한의사로의 만능 고수가 될거라는 자신감에 부풀어 있어 있는
나 자신이 참으로 기특하다
참 잘햇어야 !!! 토닥 토닥 쓰담 쓰담....^^*